어릴적부터 츄리링을 즐겨 입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신축성이 좋고 편안한 옷을 주로 입는다.
면바지에 라운드티, 반스 운동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편안해하는 스타일이다.
가끔 결혼식이나 학교의 중요한 행사때 정장을 입어야 하지만 그때도 어떻게든 편안한 옷으로 타협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쳐온지 7년차.
교사라는 옷이 나에게 잘 어울리는가?
이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한 기준과 조건은 무엇일까?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 교과 및 수업의 전문성? 교육에 대한 소명 의식?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성품? 교육에 대한 기대와 꿈?
과거 수원의 한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했다. 유독 50대 이상의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고 점심시간 마다 큰 느티나무 아래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날 한 분이 말씀하셨다.
"나는 학교를 회사라고 생각하며 나오는거야. 출근 시간에 맞춰서 출근하고 퇴근 시간에 맞춰서 퇴근하는거지."
그말에 중년의 많은 선생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 년전 들은 말이지만 아직도 내 기억에 남는 것은 왜일까? 저같은 생각을 가지 선배 교사들은 교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일까? 20년 넘게 교사로 살아온 것만으로 대단하다고 여겨야 하는가?
교사라는 직업의 특징 중 하나는 20대에도 30대에도, 50대에도 60대에도 매일같이 변하는 학생들에게 똑같은 과목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교감과 교장으로 승진하는 사람은 소수다.
미혼인 교사, 결혼한 교사, 어린 자녀를 둔 교사, 수험생을 둔 교사, 모든 자녀를 독립 시킨 교사, 은퇴를 앞둔 교사.
교사의 생애주기마다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그것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게 전달된다.
그렇다면 교사라는 옷은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은 아닐까? 외모도 생각도, 감정도 마음도...
다만, 있는 모습 그대로 학생들 앞에 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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